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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조선시대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영의정’, ‘이조판서’, ‘좌랑’, ‘참판’, ‘정랑’, ‘사헌부’, ‘홍문관’ 등 무수한 관직 용어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 용어들이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지기 쉽다. 실제로는 단어의 뜻만 정확히 알면 조선시대 정치와 사회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학생이나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선시대에 자주 나오는 관직 용어를 핵심 위주로 골라 일상적인 비유와 함께 쉽게 설명한다. ‘정승’과 ‘판서’부터 ‘사간원’과 ‘정랑’까지,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되는 알짜 용어 해설을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1. 관직 이름, 직급을 나타내는 단어부터 알자
조선시대 관직 용어를 이해하려면 먼저 ‘품계’와 ‘직함’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알아야 한다. ‘품계’는 현대식으로 말하면 직급이고, ‘직함’은 맡은 부서의 이름이다. 예를 들어 ‘정3품 병조참판’이라는 표현에서 ‘정3품’은 직급, ‘병조’는 국방부, ‘참판’은 차관급 직책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품계는 정1품부터 종9품까지 총 18단계로 나뉜다. 숫자가 작을수록 높은 직급이며, ‘정’은 정식, ‘종’은 부수적인 직급이라는 의미다. 즉 정2품이 종2품보다 상위다. 예를 들어 ‘정2품 이조판서’는 이조, 즉 오늘날 인사혁신처의 장관급 인물이고, ‘종5품 정랑’은 중간 관리자급 직책이다.
‘좌랑’, ‘정랑’, ‘참판’, ‘판서’ 등은 모두 특정 품계 내에서 부여되는 직책 명칭이다. 쉽게 말해 같은 회사에 ‘과장’, ‘차장’, ‘부장’, ‘이사’가 있듯, 조선에도 비슷한 내부 직책 구조가 존재했던 것이다. 이처럼 품계와 직책은 혼용되며 표현되기에, 기본 용어만 알아도 직급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 감이 잡힌다.
2. 정승, 판서, 참판, 정랑… 직책별 의미를 쉽게 풀이
‘정승’은 우리가 드라마에서 자주 듣는 단어지만, 정식 관직명은 아니다. 실제로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합쳐 부르는 호칭이다. 이들은 의정부 소속의 최고위직으로, 오늘날로 치면 국무총리나 부총리 급 인사다. ‘의정부’는 조선시대 국정의 최고 정책 조정 기구였다.
‘판서’는 육조의 장관이다. 이조판서는 인사 담당, 병조판서는 군사 담당, 예조판서는 교육과 의례 담당 등으로 나뉜다. 모든 판서는 정2품으로, 각각의 부서를 총괄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이 판서 밑에 있는 부서 차관급이 ‘참판’이고, 그 밑의 국장급이 ‘참의’다.
‘정랑’은 중간 관리자급으로 주로 실무 책임을 맡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종5품이며, 부서별 담당 구역을 나눠 일한다. ‘좌랑’은 정랑보다 한 단계 아래의 실무 담당자로, 종6품에 해당한다. 이들은 서무 처리, 보고서 작성, 문서 전달 등의 일을 맡으며, 오늘날 팀장급과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조정랑’은 인사 관련 문서 실무를 처리하는 중간 간부였고, ‘형조좌랑’은 형사 사건 관련 행정 업무를 맡은 실무자였다. 정승, 판서가 국정의 방향을 정하면, 정랑과 좌랑이 그 정책을 현장에서 실제로 집행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3. 부서 이름으로 알아보는 조선의 행정 체계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는 조선의 행정 부서를 뜻하는 단어로, 이를 ‘육조’라 한다. 이조는 인사부, 호조는 기획재정부, 예조는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 병조는 국방부, 형조는 법무부, 공조는 국토교통부 또는 산업통상자원부에 가깝다.
이들 부서의 수장인 판서와 그 아래 참판, 정랑, 좌랑은 각각 장·차관, 국장, 과장 역할을 맡았다. 예를 들어 예조판서는 왕의 즉위식, 세자 책봉식, 외국 사절단 접견 등의 행사를 기획했고, 예조정랑은 행사 진행 계획서를 작성하고 각종 의전을 준비하는 실무 책임자였다.
또한 조선은 군사와 관련된 병조 외에도 지방 군사 관청이 따로 있었다. 병마절도사, 수군절도사 같은 직책은 해안 방비와 국경 경비를 맡았으며, 이는 오늘날 해군참모총장, 육군사령관과 비슷한 역할이었다. 따라서 단어 끝에 ‘절도사’가 붙으면 군사 지휘관이라는 뜻이다.
‘홍문관’, ‘사간원’, ‘사헌부’ 같은 기관은 특별 부서였다. 홍문관은 오늘날 청와대 정책실이나 국회 입법조사처처럼 정책 자문을 했고, 사간원은 감사원 또는 언론 역할, 사헌부는 감사원과 감찰기관 역할을 수행했다. 이처럼 관직 용어 뒤의 부서명만 파악해도 역할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4. 역사책에서 자주 나오는 관직 용어 정리 팁
조선시대 역사책이나 시험 문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관직 용어는 몇 가지 패턴만 이해하면 외우기도 쉽고, 문맥상 의미를 파악하기도 수월하다. 첫째, ‘~정’은 대부분 최고위직이다. 영의정, 좌의정, 도승지, 대제학 등은 왕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정을 좌우한 인물들이다.
둘째, ‘~판서’는 부서의 최고 책임자다. 육조 외에도 ‘한성부판윤’(서울시장), ‘의정부판서’(장관), ‘형조판서’(법무부 장관) 등이 있으며, 대부분 정2품이다. 셋째, ‘~참판’은 차관급이며 ‘~참의’는 실무 고문이나 자문위원급이다.
넷째, ‘정랑’은 종5품, ‘좌랑’은 종6품으로 기억해 두면 웬만한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다. 또 ‘정3품’ 이상은 상피제(친인척 근무 제한)와 고위급 의전 대상이며, 이들 관직자는 왕실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지위였다.
역사책을 읽다 보면 ‘정6품 형조좌랑 홍길동’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건 홍길동이 당시 법무 행정 부서에서 실무를 맡은 중간 관리자였다는 뜻이다. 또 ‘사헌부 감찰’이라면, 공무원 비리를 감시하는 내부 감사관이었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복잡해 보이는 조선의 관직 용어도, 그 속성을 정확히 알면 역사 전체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정치는 관직 용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용어의 정확한 해석이 곧 역사 해석의 핵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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